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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미국‘만큼’ 중국과도 협력해야
<특별기고> 중국인들도 놀란 북한의 도발 중국협력이 중요
기사입력: 2010/11/25 [10:14]   honamin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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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 교수 /중국상하이 동화대
서해교전, 천안함 사태 등 남과 북의 교전과 긴장상태가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연평도 도발’은 무고한 민간인을 향해 포탄을 날렸다. 이는 과거의 남북 대치와 긴장 상태와는 내용면에서 다른, 천인공노할 일이다.
 
동사무소에서 평화롭게 민원을 보던 주민들이 포격과 불길에 놀라 대피했는가 하면, 어떤 아주머니는 미처 신발을 챙겨 신을 겨를도 없이 맨발로 두 아이를 데리고 피신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다급한 전시 상황,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두려움과 공포의 순간이었겠는가?
 
▲   북한의 포격에 피해를 당한 연평도  © 코리안보이스
정부는 이번 ‘연평도 도발’, 즉 북의 포격 사태과 관련해 신속하게 미국과 협의하는 가운데 사태 추이 및 향후를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에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번 사태을 바라보는 중국 정부는 아직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겠다”라는 정도의 간략한 논평만 피력하고 있을 뿐 이렇다 할 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포격 이후 지금까지 중국 관련 당국자 및 한반도 전문가들의 반응은 ‘쇼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관련 당국자와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에 대해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너무 충격적이다.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집단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그들은 한국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한국의 향후 대응은 어떻게 될 것인지,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오히려 필자에게 문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는 애써 태연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해 상당히 격노한 상태에 놓여 있지 않나 여겨진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향후 추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응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중국 당국자의 “한국의 향후 대응은 어떨 것 같은가?” “중국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라는 질문만으로도 잘 알 수 있다. 즉 현재 중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아직 이렇다 할 대응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여진다. 그 대응전략은 한국 등의 반응을 고려하는 가운데 정해질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이번에도 미국과의 대화, 미국과의 해결책 모색 등 오로지 미국 위주로만 사태를 풀어나가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엄중·단호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국제 사회와의 협력과 관련해서, 이번만큼은 미국과의 접촉과 협력 등을 중국과도 ‘동시에’ 그리고 ‘그만큼’ 동등하게 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설령 중국이 미덥지 못하고 또 “아무래도 미국밖에 없다”고 생각되더라도, 미국만큼 중국도 중시한다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중국을 사태 초기부터 우리 편에 가까이 두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향후 대북 문제와 관련, 우리와 중국이 좀 더 협력하는 구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우리 정부는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도 사려 깊은 외교 행보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사태도 결국 ‘한국은 미국 품으로 더 안기고, 북한은 중국 품으로 더 안기는’ 식이 되어 남북 문제는 또다시 미·중 간의 국익 쟁탈전에 파묻히고 말 것이다. 이는 지나한 남북대치국면의 초래와 한민족의 또 다른 비극으로 전개될 우려가 적지 않아 보인다. woosuke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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