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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현상'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국에서 보는 한국>2011년 한 중관계를 위한 제언
기사입력: 2011/01/04 [19:52]   honamin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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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 교수
2011년 한중 관계의 전도가 불투명하다. 상호 실망과 불신이 팽배될 만큼 팽배되어 사소한 마찰 하나에도 크게 터질 듯한 안타까운 상황 속에 놓여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의 대중 이미지는 2010년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도발 등을 겪는 과정에서 보여진 중국의 ‘행태’로 인해 한층 더 악화되고 말았다. 이는 모 일간지·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대중이미지가 과거보다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48.9%에 달한 것으로도 잘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중국 민심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가 없어 그 결과 등을 인용할 수는 없지만, 중국에 대한 한국의 ‘일방적 요구’와 ‘지나친 홀대’ 등을 지적하며 감정적 비난까지 서슴지 않게 된 중국의 한반도 관계 전문가들의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대한(對韓) 이미지 또한 한국에서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편, 위 설문 응답자 가운데 대중 이미지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향후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야 할 국가로서 중국을 꼽은 비율 또한 36.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중국은 그래도 우리가 보다 더 중시하고 긴밀히 해야 할 국가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한중 관계, 과연 어떻게 하면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중국에 대한 우리의 ‘차이나 현상’의 극복이 필요하다. 중국이라는 하나의 객체에 대한 한국에서의 시각(인식)과 중국 현지에서의 그것 사이에 심각한 ‘차이가 나는’ 차이나현상의 극복이야 말로 우리가 대중 정책을 새로이 함에 있어서의 선결 과제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차이나 현상, 어떻게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우선 우리는, 중국의 입장을 보다 더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부상이 두드러지고는 있지만, 국내외적 현안이 발등의 불처럼 계속 쌓여져 가고 있는 것 역시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중국에게는, 일단 유사시의 파급력이 적지 않을 동쪽의 한반도만큼은 더 큰 문제로 비화되질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할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계륵’과도 같은 북한과 여하튼 '야속’한 한국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국은, 남북 사이에서 양 측을 잘 아우르며 나가야 하는 "양다리 전략”을 최상의 차선책으로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중국은,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른 럭비공과 같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태평양을 늘어놓으며 “화를 더 돋우는 격인” 미국과는 정치경제적 안보 상황이 크게 다르다. 즉, 북한에 대한 중국의 ‘운신의 폭’이, 실상은 국제사회에서 회자되는 만큼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 또한 우리가 역지사지하여 중국의 입장에서 그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는 곳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불가측한 북한에 대해 “오월동주격 위기에 놓인” 한국과의 협조를 원하는 그들의 모습이 더 잘 보일 것이며, 이를 토대로 우리는 중국에 대한 필요 이상의 경계심을 조절하고 우리의 진일보된 대중 전략을 수립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미중에 대한 우리의 위치 설정에 대해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미중 양국은 대립(경계)을 기저로 하는 라이벌 관계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선 채 중국에 대해 남북 사이에서 더 공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국으로부터 “자신은 공정하지 못하면서….”, “한국이 먼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면 중국도 (남북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게 될 것….”이라는 볼멘 소리가 불거져 나오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도 한미동맹을 필요로 하는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 문제는 그 과도함이다. 이를 고려하여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정합성에도 보다 더 역점을 두도록 하자. 이런 식으로 우리가 각주구검에서 벗어나게 되면, 대북 경계차원에서도 우리는 미국카드 뿐 아니라 중국카드도 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을 전하는 우리의 언론 또한 자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차이나 현상’이 있기까지에는 중국을 전하는 우리의 언론보도 또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중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우리 언론의 중국 보도에 대해 “한 쪽 만을 보도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19세기적 낙후된 모습과 21세기적 최첨단 모습이 공존하는 중국에 대해 낙후하고 후진적 모습을 주로 전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 임하는 중국을 전하는 한국의 언론을 보면 자의적 해석이 거슬린다….”며 아쉬워 하는 재중 한국인들 또한 늘어만 가고 있다. 전체 맥락은 그렇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분만 발췌하다시피 하거나 혹은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함으로써 그것이 마치 전체인 양 보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행기로 불과 채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의 중국’과 ‘한국에서의 중국’사이의 괴리는 깊어져만 간다. 그로 인해 한중 관계는 양국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상황으로만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제 한중 양국은, 양국관계 갈등의 골만 깊게 하는 현행 방법을 지양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새롭게 하여야 한다. 그 첫 단계로 우리는, 중국 측의 자성과 성찰은 일단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의 차이나 현상이 그 폐해를 더 심각하게 하기 전에 극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이를 통해 2011년이, 차이나 현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한중 관계가 비로소 제대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도록 하자.

<우수근 교수  / 상하이 동화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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