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재외공관 재외동포 적극채용 제도필요
단순 업무보조하는 '행정원' 아닌 고위 '영사급' 채용 추진해야
기사입력: 2011/09/25 [10:22]   honaminworld.kr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코리안보이스
재외공관이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근무기강이 해이해져있다는 평가아래 "재외공관의 현지어  벙어리 비율이 높다", "공관장 예산을 다른 용도로 펑펑쓰고 있다", "재외공관 파견 근무자들의 자녀교육 지원금이 과다지출 되고있다" "장기간 감사를 받지 않는 곳이 많다"등등 재외공관이 수모를 당하고 있다.

국정감사라는 것이 칭찬 보다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잘못된 점을 고치자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안들을 면밀하게 분석해 보면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사안들이 한 둘이 아니다.
 
국정감사에 앞서 터진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이나 언론에서도 쉬쉬하고 넘어갔지만 몽골대사관 스캔들 등을 거치면서 전체 재외공관의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 물론 말없이 열악한 여건에서 고전분투하는 재외공관원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번 국정감사 기간에 지적된 문제점 중에 현지어 구사능력이 매우 떨어진 공관이 많다는 지적은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전체 155개 공관 중 49개 공관에 현지어 구사 가능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어를 구사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외공관이 역할을 제대로 할리가 만무하다.

이같은 기초적인 언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로 현지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의 인력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활용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재외공관이 현지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막대한 국가예산을 절약할 수도 있고, 현지의 사정에 밝은 동포들이 재외공관 인력에 투입됨에 따라 여러가지 장점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여기서 지적하는 현지 동포인력 활용은 단순한 통역이나 운전사 또는 기본적인 업무보조원 성격의 행정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도 공관 마다 단순인력으로 현지에서 채용하는 한인인력이나 외국인이 많다. 이처럼 단순 업무보조원으로 채용되는 현지인력을 행정원이라고 지칭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미국 LA 총영사로 LA현지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재외국민을 임명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BBK사건 관련 변호업무를 맡은 정치적 측근을 총영사로 기용했다는 일부의 비난이 확실하게 존재했지만 미국 영주권을 가진 현지인을 총영사로 발탁했다는 파격적인 인사는 또 다른 시각에서 평가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재미동포가 미주 최대 한인거주지역인 LA총영사로 임기 3년을 마친 사례는 다각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임기 동안 총영사 근무평가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새롭게 평가해 볼 대목이다.

한국정부가 LA거주 동포를 LA총영사관 책임자로 임명한 선례는 향후 재외동포를 재외공관의 고위직 간부로 발탁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고 긍정평가 할 수 있다. 적어도 해외거주 한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중국 청도지역 사정에 밝은 재중 한인이 청도총영사관 고위직에 발탁되어 청도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인중소기업을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서울에서 갓 파견된 직원 보다는 훨씬 더 청도지역 한인 기업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논리다.
 
말레시아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한인이 말레시아 한국공관에서 단순업무를 보조하는 행정원이 아닌 고위직으로 임명될 경우 현지 문화나 해당 국가 고위 인사들과의 인맥 등을 활용하여 한국에서 파견된 공관 요원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직원들이 3년 주기로 왔다 갔다 하는 현실을 고려할 경우 현지에 적응한 한인인력, 특히 현지에서 교육받은 한인2세 인력을 재외공관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재외국민 보호에 제 1목표를 가진 재외공관 본연의 업무가 훨씬 더 충실해질 수 있고 국정감사 때마다 당하는 질책의 강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부터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는 단순한 국토개념을 초월래 지구촌 곳곳 전세계 한민족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해외 한인을 보호한다는 재외공관 근무자를 반드시 본국에서 고비용으로 파견할 이유가 없다.
세계 도처에 우수한 한인인력들이 있다. 현지 거주 한인을 고위직으로 채용할 경우 주택비, 자녀교육비 등등 부수적인 국가 돈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어 구사능력이 없다는 핀잔을 들을 이유도 없다. 
현지에 파견되어 현지 사정 파악이 될 듯하면 3년 임기 마치고 떠나야 하는 재외공관 근무지침의 폐단도 없앨 수 있다.

과감한 역발상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우수한 재외국민 2세 인력을 재외공관에서 영사로 특별채용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주요도시 총영사관에 한인 2세들이 동포담당 영사로 근무하고, 경제담당 부총영사로도 일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와야 한다.
뉴욕시장, 뉴욕주지사와 친구 처럼 지내는 한인 2세가 뉴욕총영사가 되어 뉴욕시 맨하탄에서 펼쳐지는 한인의 날 '코리안 퍼레이드' 마샬로 브로드웨이를 당당하게 걸을 수 있는 날이 빨리와야 한다. 재외국민 선거가 그 날을 앞당길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한다.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