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지역에 호남향우회가 만들어지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1980년 5월의 광주민주화운동 때문이라고 미국 로스엔젤레스 지역 호남향우회 초대회장을 엮임한 차종환박사께서 '호남인월드'에 기고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당시 미주지역 호남향우회 활동 중에는 매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추모식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고, 광주 민주정신을 계승하는 해외민주화운동의 중심에 호남향우회가 중심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1997년 김영삼정부가 5월 18일을 "5.18민주화운동기념일"로 제정함에 따라 한국내에서는 97년 부터 5.18행사를 정부가 주관하게 됐습니다. 그 이전에는 민주운동 단체들이 오랫 동안 5.18행사를 주관해왔습니다.
97년 국가기념일 제정 이후 5·18민주화운동기념일에 개최하는 행사는 크게 중앙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와 기념행사위원회가 주관하는 관련 행사로 구분됩니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국립 5·18묘지에서 개최하는 기념식에는 대통령,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3부 및 헌법기관의 주요인사, 국회의원, 장관, 차관급 관료, 5·18민주유공자, 유족, 5·18관련 단체 회원, 각계 대표, 공무원, 시민, 학생이 참석합니다.(이명박 대통령은 재임시 불참하고 국무총리가 참석함)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을 국가가 법정기념일로 정하고 매년 5월 정부차원의 기념식이 열린다는 것은 해외에서도 호남향우회가 5.18기념식을 하는 것 보다는 지역 한인사회 대표성을 가진 한인회나 해당지역 영사관에서 기념식을 주관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지역의 경우 공관과 한인회, 호남향우회 등 여러 한인단체들이 공동으로 5.18기념행사를 하는 곳도 있지만 공관이 없었던 달라스 지역 같은 곳은 오랫동안 호남향우회 주관으로 5.18 기념행사를 해온 곳도 있습니다.(달라스 지역은 2012년 하반기에 휴스턴총영사관 달라스 출장소가 생김)
해외공관에서 의식을 치루는 국가기념일은 3.1절이나 8.15광복절 등 소수에 그칩니다. 그나마 중요한 국가 기념일을 챙기는 공관도 있고, 적당하게 넘기는 공관도 있습니다. 현지 여건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2013년 5월이 다가오면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준비하려는 해외지역 호남향우회가 몇 곳있습니다.
결론부터 논하자면 호남향우회는 5.18 기념식과 관련해 단독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것 보다는 해당지역 영사관이나 대사관 등 공관과 먼저 의논하는 것이 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념일이기 때문에 해당지역 광관이 5.18기념식을 주관하는 것이 원칙이고, 또한 호남향우회 보다는 해당 지역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가 5.18기념식을 주관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문제는 해당지역 영사관 등 공관이나 한인회가 5.18 기념식을 주관하는 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을때는 차선책으로 호남향우회가 5.18기념식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공관이나 한인회가 무관심 할 경우에 부득히 호남향우회 주관으로 5.18 기념식을 하게 될 경우에도 해당지역 영사관이나 한인회의 참여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열린자세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 5.18 민주화운동기념일이 제정된 이후 광주 망월동 국립묘역 © 호남人월드 | |
호남향우회 단독으로 5.18 기념식을 하더라도 영사관 관계자나 한인회장을 정중하게 초청해서 희생자들에게 헌화 분향하게 하고 기념사를 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뜻입니다.
영사관이나 한인회가 5.18 민주화운동기념식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조용하게 제안하는 지혜도 호남향우회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 5월, 전세계 호남향우회에서 5.18기념식에 큰 관심을 갖고 곳곳에서 5월 광주정신이 계승되어 조국의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에 일조하는 지혜로운 호남인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정광일 / 호남인월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