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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호남향우회 단합 확인 대보름 잔치
창립35주년기념 재독호남향우회 정월대보름잔치에서 벌어진 이야기
 
황만섭 기사입력  2014/03/09 [21:50]
2014년 2월15일은 재독호남향우회 대보름잔치 날이다. 잔치는 ‘광주시립국극단’의 ‘여는 마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꽹과리, 징, 장구, 북 소리가 터지면서 대행사의 막이 오른다. 옛날에 시골에서 들었던 고향의 소리가 입구 쪽에서 들려오자 참석자들은 고향을 떠올리며 부모형제 생각에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들떠온다.


나는 공연단 일행들의 버스에 동승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3박4일 동안의 안내를 맡은 입장이라서 오전 일찍 11시30분 경에 행사장에 도착해야 했었다. 덕분에 공연단 일행들이 오후 17시에 시작 될 행사를 위해 조명과 음향에 정성을 들이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 작업이 끝난 후, 리허설 전 과정을 보았으니 나에겐 공연을 두 번이나 볼 수 있었던 행운이었던 셈이다. 분장을 하지 않고 맨 얼굴에 리허설에 열중하는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17:00시가 조금 지나서 행사는 김옥배 사무총장의 사회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5.18 민주열사 그리고 먼저 떠나신 회원님들에 대한 묵념을 필두로 장엄한 대서사시가 펼쳐졌다. 왜 그런지 독일에서 부르는 애국가는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독일교민들 거개가 그런 심정이다. 윤진철 명창이 자기는 그렇게 많은 공연으로 국내외 여러 곳을 다녀보았지만 독일처럼 힘 있게 부르는 애국가는 처음이라고 칭찬한다.


이어서 환영사(재독호남향우회장 손종원), 격려사(세계호남향우회장 손지용: 뉴욕 공항에 폭설로 막히자 어디론가 공항을 바꾸어가면서 어렵게 참석함), 축사(김두관 전 경상남도 도지사), 축사 유제헌(재독한인연합회장)순으로 이어졌다. 난 이렇게 훌륭한 인사 말씀들을 한꺼번에 들어 본적이 없다. 판에 박은 미사여구가 아니었고 고담준론도 아니었다. 하나같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정이 담긴 진실한 내용들로 가득 찬 환영사, 격려사, 축사였다.


다음은 애향가(재독문인작가 전성준) 시낭송 시간이다.


애향가
내 고향은 먼 남쪽 길 7백리 전라도
태백산맥의 준령을 휘감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의
은빛 여울에 천년 바람이 불어온다
쪽빛 파란 하늘에 담긴 행남자기 청자에는
약무호남의 넋이 서렸다
고려 왕건의 수라상에 올랐다는 달고 매운 고추장이
맥도날드 햄버거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구름 아래 깔려있는 무등산 기슭 빛고을
그 빛고을에서 장인의 손에 만들어진 천 년의 빛
LED불빛이 컴컴한 라인강을 환하게 밝혀주며
백운산 자락 광양제철 용광로에서 흘러나온 쇳물이
큰 배가 되고 자동차가 되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다니니
호남은 세계 속에 전라도라
내 고향 전라도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이 시 낭송에 가장 큰 문제는 자기가 쓴 시, 본인 자신(전성준)이 낭독하면서 울먹이며 어렵사리 이어가니, 듣는 사람들도 목이 메인다. 시낭송자가 그러니 우리도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도리상, 예의상 우리도 따라서 울먹였다. 감동이었다.


많은 감사패 수상자들이 무대 위에 가득하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수상자들은 처음이다. 재독호남향우회도 그렇게 가득히 우정으로 채워 넘치면서 흘러갈 것이다.


다음 순서는 ‘내빈소개’다. “중요하신 분들은 인사말씀을 통해서 이미 소개를 드렸고 우리 교민들은 서로 다 아는 얼굴들이기 때문에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었으리라 믿습니다. 박수로 내빈소개를 대신하겠습니다.” 손종원 회장의 기지(奇智)가 빛나는 순간이다.


그뿐인가, 입구 접수처에서 희사금을 받고 있었지만 기록만 하고 벽에 크게 써서 부치지 않으니, 희사금을 많이 낸 사람도, 적게 내 사람도, 못 낸 사람도, 안 낸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그래서 행사장은 더 즐겁고 편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희사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왔다고 들었다.


특히 이벤트로 무대 위에서 진행 된 희사금 전달 프로그램도 새롭다. 돌아가신 오빠(박경호)를 생각하며 1.000,-유로를 희사하신 박학자 전 클레베 한인회장님, 항공권 1등석 표를 냈는데도 기분이 너무 좋다며 또 500,-유로를 추가로 내시는 손지용 세계호남향우회장님, 여비도 넉넉지 않을 건데, 금일봉을 전해 주신 광주5월어머니회를 대표한 이명자 관장님 감사합니다.


다음은 광주시립국극단의 공연시간이다.
살풀이(한명선), 판소리(사철가-심청가: 윤진철 총감독) 고수(양재남), 창작무용 ‘사랑이야기’(한명선, 박근태) 판굿(꽹가리-장호준, 징-정지하, 장구-이상호, 북-선미희, 태평소-빈중영) 사자춤(사자 앞 역할-박근태, 뒤 역할 양재남)이 공연단원들이다.


이들의 공연을 못 본 사람들은 억울한 사람들이다. 나만 행사에 참여하고 아내는 사정상 행사에 오지를 못 했는데 너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사람에게 너무나도 미안해서, 난 공연 내내 눈 하나를 감고 귀도 하나를 막고 공연을 보았다. 사람이라면 양심이 있지, 어찌 이 좋은 공연을 죄책감 없이 두 눈 다 뜨고, 두 귀 다 열고 혼자만 보면서 웃고 즐길 수가 있을까?
혼자 보면서 미안한 생각을 갖지 않는다면 인간도 아니다.(너무 쎈나?)


심봉사가 땅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대목에서 사람들은 더는 참지를 못하고 눈물을 흘린다. 윤진철 명창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강운태 광주시장님 국보급 공연단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시장님이 독일에 오시면 소시지에 족발요리로 제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공연단 아홉 분이 쏱았던 명연기와 정성으로 공연 중에 흘렸던 땀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 깊이 깊이 아름답게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행사장 무대 아래쪽엔 ‘광주5월어머니집 회원들의 독일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펼침막이 걸려있다. 광주에서 귀한 분들이 오늘 보름찬치에 오셨다는 소개가 있자, 장래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관장은 이명자 선생이다. 정동년 전 구청장님과 이명자 관장님은 부부다. 그때가 언젠데 지금도 지치지 않고 어두운 곳, 아픈 곳을 찾아 일하시는 모습이 거룩하다. ‘한번 정동년은 영원히 정동년이다’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우린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


광주5월어머니회원들을 보니 아래 글이 생각난다.


직녀에게 (김원중)
“지난 밤 찬바람에 꽃잎 다 떨어졌겠다.
모양만 따스한 햇살에 모두 말이 없는 아침
흩어진 꽃잎이 내 빰을 때린다.
나 달게 맞겠다. 울지 마라 광주야 !
조정(영암)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이가 악물어지는데
전라도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다음 순서는 멀리 암스텔담에서 특별 가수로 초대한 김현정의 천안삼거리, 한오백년, 아리랑이다. 좋았다.


드디어 광주5월어머니회 회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가슴 아픈 5.18 노래다. 노래가 끝나자 다시 박수가 천지를 진동한다. 앙콜송으로 ‘내 나이가 어때서’를 손동작과 율동으로 부르니 이젠 장래가 폭소로 요동친다. 그 실력이라면 연예계로 나가시는 꿈을 꾸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습니까? 진로를 바꾸는 것이….


계속해서 이어진 모델쇼는 웃음바다가 된다. 어떻게 60이 가까운 분들, 60세도 훨씬 넘은 아가씨들이 저렇게나 이쁠 수가 있을까? 12명의 아름다운 자태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었다.


이번 행사의 최대의 실수는 너무 음식이 맛있었다는 것,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는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들이라고 하겠다. 행사 이후로 다른 음식들이 눈에 차지를 않는다. 맘에 들지도 않는다. 목에 넘어가질 않는다. 집에서 평소 그렇게 진수성찬으로 해 먹을 수도 없고 맛을 낼 수도 없다. 어쩔 수 없다. 다음 호남향우회 잔치를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다 아사 할 수도 있겠지만…
그날 이후로 먹는 둥 마는 둥 음식들이 별로여서 목하 고생 중이다.


또 하나의 흠은 복권 상품이 너무나도 많아서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것이다. 그거 다 해결 할려면 고생께나 할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공연팀들과 버스로 호텔로 가야 할 입장이라서 그 이후 일은 볼 수가 없었다.


뒤에 듣기로는 노래신청자들이 너무 많아서 김상근 사회자가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못 하신 분들께 미안했었다고 들려준다. 집행부는 10명이면 10명, 15명이면 15명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방송을 자주 내보내어서 미리 공지 해야 한다. 신청 늦으면 못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시켜서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춤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행사에 와서 원 없이 춤을 출 수가 있겠는가?
공연 하나 본 것만 해도 그날 참석자들에겐 대박이다. 거기에다 가장 훌륭한 환영사, 격려사, 축사를 들은 것, 전성준 시인이 낭송한 시, 60도 훨씬 넘은 아가씨들의 아름다운 몸매와 옷매무새를 자랑하는 패션쇼도 대박이다.


그뿐인가 맛있는 음식에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사람들과 마시는 맥주 맛도 그만이었다. 역시 대박 아닌가? 너무 한꺼번에 많은 걸 요구하지 말자.


행사를 위해 준비할 때의 이야기다. 윤용근 부회장이 현수막 거느라고 고생을 한다. “아니 수석부회장이 그렇게 사다리 위를 올라 다니면서 힘든 일 하느냐”고 했더니 키가 크다고 자기만 시킨다며 웃는다. 가끔씩 삐뚤어지게 걸어진 펼침막은 나중에 구용호씨가 바로 잡아 준다. 무대 뒤쪽의 배경 그림은 한독간호협회 회장 윤행자(윤용근 부회장 큰누나)씨가 준비했고, 모델쇼를 준비한 이는 윤청자(윤용근 부회장의 작은 누나)씨다. 3남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그날 참석자(450~500명 추산)의 30%가 다른 지방향우회원들이었다. 그들은 반가워서 호남향우회 잔치에 달려왔고 우린 서로 어우러져 마시고, 먹고 이야기 하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우린 어차피 하나다. 이 자리를 빌려 다른 지방향우회원들에게 고마웠다는, 참으로 반가웠다는 인사를 전한다.


이 행사를 준비한 사람은 손종원 회장이다. 처음 행사 이야기가 나왔을 때 다들 힘들 거라면서 말렸다. 손회장은 한번 해 보겠다면서 꼭 성공시키겠다고 고집했다. 행사 준비 중에 나는 비교적 자주 만난 편이었고 가까이서 고생하는 걸 보고 미안하고 딱하기만 했다. 나는 안다. 손회장이 이번 행사 일로 한국을 몇 번이나 갔고, 움직이면 다 돈(경비)이 든다는 걸, 그거 어디다 내놓고 요청도 할 수도 없는 것들이 수두룩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까맣게 그가 누구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는 20여 년 전 23대 독일교민총연합회장을 하면서 씨름대회를 비롯 한복의상대회를 크게 성공시킨 사람이다. 세월이 많이 흐르다보니 우린 그걸 잊어버렸던 것이다. 인간 손종원은 그때도 맨 땅에 헤딩을 했고, 이번에 또 해딩을 한 것이다.
우리 회원들은 손종원 회장 부부에게 어떻게 해 줄만한 것이 마땅치가 않다. 그저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시간 만들어 1년에 한번 정도 손회장 부부에게 ‘보름잔치 고마웠다”면서 “그때 고생 많이 했다”며 식사대접과 맥주대접을 하는 것이 재독호남향우회회원으로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인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걱정은 또 있다.
손지용 세계호남향우회장님이 이번 일로 보여주신 마음은 말로 글로 다 쓸 수가 없다. 손지용 회장님 내외분이 독일로 여행을 오시면 편하게 쉬었다 가실 수 있는 집 한 채라도 사드려야 하는데 우리 형편이 그러질 못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손지용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뿐인가 부엌에서 수고하셨던 고운 손길마다에, 음식을 만들어주신 고운 마음을 가진 분들의 가정마다에 꼭 로토당첨이 이루어지도록 우리 회원들 모두는 정성으로 열심히 기도를 해주는 것으로 감사함을 표시 했으면 좋겠다.


거대하게 계획해서 힘들게 준비한 행사는 이렇게 성대한 행사, 위대한 행사로 성공했다. 이번 행사는 두고두고 재독호남향우회를 빛내주는 역사가 될 것이다. 손종원 회장과 임원들에게 박수갈채와 함께 감사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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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3/09 [21:50]  최종편집: ⓒ honamin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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